2014/03/18 02:34

블로그 이사했습니다. Chicken Scratches

이글루스의 삽질에 견디다 못하기도 했고, 졸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바빠서 블로그를 제대로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취업준비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글은 계속 쓰려고 노력해보려고는 합니다.

워드프레스로 이전했습니다.


2013/09/09 23:44

나우 유 씨미, 일대종사, 뫼비우스, 바람이 분다. La Peilcula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제시 아이젠버그,마크 러팔로,우디 해럴슨 / 루이스 리터리어
나의 점수 : ★★★★

어짜피 은막을 통해 눈앞에 펼쳐는 마술인지라 트릭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관객은 인지하고 보게 된다. 영화도 그 점을 인정한듯 초반부를 넘어가면 명민하고 화려한 화면을 통해 마술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주거니받거니 좋았고,   꽤나 고심해서 완결지은듯한 각본도 좋았다. 오락영화로도 손색 없고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도 일관성 있어서 완성도도 꽤 높았다. 무엇보다도 멜라니 로랑은 너무 아름다워....

제시 아이젠버그는 빨리 말하는 연기 한 톤 밖에 보질 못하는 건가 싶고, 아일라 피셔가 의외로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마술쇼의 화려함 또한 시간에 따라 빌드업 되는 것이, 영화 전체가 하나의 마술쇼라 해도 손색 없다.

결론을 내어 말하자면, 인간의 심리가 한 지점에 몰입됨으로 인해서 놓치는 것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이를 이용한 트릭이 얼마나 사람을 즐겁게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영화.

일대종사
양조위,장쯔이,송혜교 / 왕가위
나의 점수 : ★★★★★

간지가 좔좔. 영상도 어깨에 힘 잔뜩 들어간 것 같으면서도 물흐르듯 흐르는 아름다움.

클로즈업이 상당하다. 그래서 그런가. 몸과 몸이 부딪히고 깨어지는 와중에서도 인물간의 감정교류가 이루어지는 것만 같다. 계속해서 나열되는 흑백과 컬러의 영상은 너무나 수려하고 보고 나면 왜인지 모르게 마음 한켠이 허하다.

기억에 남는 장면 셋. 1)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는 중 고고한 송혜교/장쯔이 2) 기차역에서 이루어진 대결 씬. 3) 앞의 둘 만큼은 못하지만 비오는 가운데 이루어진 두 인물의 격투 장면. 첫 장면이 잘 배치된 정물화라면 뒤의 둘은 무용에 가까웠던.



뫼비우스
조재현,서영주,이은우 / 김기덕
나의 점수 : ★★★

김기덕 감독의 남근에 대한 집착이 드디어 폭발했다. 아쉬운 것은 피에타 만큼의 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화면. 좋았던 건 피에타 이전의 김기덕 영화로 돌아간 듯한 느낌.

신기했던 점은 예전 영화들이 상대적으로 마초적이었다고 치면 이번 뫼비우스는 상당히 여성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권력프레임 자체가 여성으로 틀어진다는 부분이다. 남근을 빼앗김으로써 이루어지는 상하관계의 전복이 주된 테마라서 자연히 그리된 건가.

언어영역 분석하듯이 들어가려 하지 않아도 영화가 표현하는 데 쓰이는 도구는 웬만큼 이해할 수 있다. 대사가 없어도 상황은 이해할 수 있으며 상당히 친절하게 느껴지는 영화. 도리어 조연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조잡한 단편영화 같아지는 지점은 좀 존재

근데 나도 잘리는 것만 같아 두시간 동안 마음졸이면서 봤음.

바람이 분다
안노 히데아키,타키모토 미오리 / 미야자키 하야오
나의 점수 : ★★★

소재만 두고 속단할 영화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루하다. 우익 논란을 접어두고 봐도 남자 주인공의 우직함은 후반부에 이르러 여주인공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모든 인물들이 평면적인데 러닝타임은 너무 길다.

이렇게 무미건조한 와중에 남자주인공의 어색한 대사톤이 어우러져 특이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그런 조건에서 1시간 이상 관객을 붙잡아두는 것도 재능이다. 근데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꼬박 두시간이다. 당연히 늘어지고 흥미는 사라진다.

여자주인공의 지고지순함을 일본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한국인인 나로써는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둘의 러브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데, 오고가는 편지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아서 관객으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드는 맛이 있다. 이 덕에 한시간을 버텼는지도 모른다.

소재의 민감성 때문에 되려 그쪽의 이야기보다는 주인공의 열정 면으로 스토리가 몰입되는 경향을 보인다. 감독 자신의 반전의식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말 뿐이다. 그러다 보니 그 쪽 이야기로는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

그리고 나면 남는 이야기는 로맨스와 제목에서 나타나는 "그래도 살아가야겠다"는 굳은 의지인데, 120분의 러닝타임 가운데 세 이야기를 엮어내고, 남자주인공의 열정까지 보여주다 보니 감독은 급한데 관객은 정신없고 지루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시그니쳐 아이템: 결핵걸린 여성, 휘날리는 머리와 치마, 일에 열중한 남성, 비행기 등등이 한데 나타나서 보는 재미는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그 뿐. 스토리는 정신없는데 정적인 분위기 때문에 지루한 희한한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 관객 입장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는 것이 어이없기도 하다. 김이 다 빠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차라리 앞부분에서 끊임없이 부는 바람과 역경을 이겨내서 "그래도 살아가는" 모습이 야속해 보이기까지 하다.


사실 앞의 세 영화는 개강 초기에다가 자소서까지 덮쳐서 뭐가 뭔지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일대종사를 나중에 차분한 마음으로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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